클린턴 대통령도 “담배는 마약이다”주장
1군 발암물질과 7천여 화학물질로 만들어
폐암과 후두암의 주범…매일 159명 사망
관련 소송들도 모두 패소 금연이 최선책
군 보건소 ‘금연상담실’ 적극 이용 기대
● 오피니언 - 박찬병 부안군보건소장
2024년도 부안군 흡연율은 17.4%다. 남자는 33.5%이고, 여자는 1.7%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9.0%로 가장 높고 나이 들수록 흡연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에게는 새해 첫날의 결심 중 ‘금연’이 상당히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심 3일 만에 여지없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의지의 박약함을 자신이 스스로 보여 주었을 것이다. 이분들에게 담배 관련 동향 한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1996년 8월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은 “담배는 마약이다”라고 선언했다. 마약만큼이나 해로운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담배는 얼마나 해로울까. 먼저 니코틴은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니코틴 외에도 담배에는 맛을 좋게 하려고 일부러 섞어 넣은 많은 첨가물이 들어 있다.
그 결과로 담배 연기 속에는 7,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섞이게 됐고 벤젠, 비소, 카드뮴 등 제1군 발암물질과 7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그래서 WHO(세계보건기구)는 흡연을 세계 제1의 공중보건 문제로 지정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해로운 흡연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얼마나 될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직접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2019년 기준 연간 58,036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159명꼴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폐암과 후두암은 대부분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진료비도 크게 늘었다. 2023년 기준 연간 3조 8,589억 원이 지출됐고 최근 5년 동안 평균 4.6%씩 부담액이 증가하고 있다.
담배의 원조인 미국 인디언이 살고 있는 미국의 46개 주정부는 지난 1998년 4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손실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피고 담배회사들은 결국 소송 중 원고인 주정부들과 합의할 수 밖에 없었다.
향후 25년에 걸쳐 2,060억불(약 260조원)의 피해보상액을 지급하기로 했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 금지와 담배 브랜드 이름을 내세운 각종 후원 제한, 옥외광고 및 교통기관을 활용한 광고 금지, 담배연구소 해체 등이 합의안에 포함됐다.
이어 캐나다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제기돼 항소심까지 승소한 가운데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간추려 보면 2011년부터 개인 차원의 소송이 3건 진행됐다. 하지만 원고가 모두 패소했다.
또 담배의 제조 및 판매 수입을 규정하고 있는‘담배사업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보건권과 행복추구권, 생명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합헌 판정을 받아 사실상 패소했다.
이후에는 건강보험공단이라는 거대 조직이 나섰다. 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국내에서 담배를 판매한 국내 담배회사와 외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에서 패소한 후 현재 2심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건강보험공단이 나섰을까. 흡연때문에 병든 환자들이 미치는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재정적 손실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된다. 담배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가까이 알고 지내던 두 분이 폐암 진단을 받고 열심히 투병 중이다. 보험이 보장하는 초기 항암치료는 비교적 본인부담금이 적어 버틸만했으나 면역항암요법이라는 비보험 치료에 돌입하면서 진료비가 1억 원에 육박해 모두 난처한 어려움에 빠졌다.
최신 치료법이 등장해 좋긴 하지만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 주변에서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흡연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문제가 된지 오래다. 그런 이유로 소송이 중요한 해결책일 수 있겠으나 한편으론 개인의 문제임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결국 가장 큰 예방은 금연이다. 작심 3일로 엉망이 된 연초 결심을 다시 일으켜 세워 볼 일이다. 아직 끝은 아니다. 도와드리려고 보건소에 금연상담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