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사의 물길 바꾸는 ‘상징적’ 장면
9조 대규모 투자…양질의 일자리 7만 개 창출
‘진정한 지방 시대’ 여는 결정적 모멘텀 될 것
양해각서 종이 위에 머물다 사라진 과거 기억을
현대의 선도적 투자에 삼성의 합류 꼭 이뤄져야
세계 유일 ‘첨단 융복합 산업 메카’로 자리매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파격적 지원책 제공해야
김춘진 (대한민국헌정회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장·전 국회의원)
지난달 전북 군산 새만금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마주 잡은 손은 단순한 경제적 이벤트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사의 물길을 바꾸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대차그룹이 결단한 9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는 수십 년간 희망 고문에 머물렀던 새만금을 비로소 ‘실천과 결실의 땅’으로 변모시키는 강력한 신호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가 실행되면 112만 ㎡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클러스터, 그린수소 플랜트가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7만여 개의 양질의 일자리는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로 고사 위기에 처한 전북 경제에 혈액을 공급하는 천군만마와 같은 에너지다.
이는 정부가 표방하는 ‘진정한 지방 시대’를 여는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환호하기에 앞서 과거의 뼈아픈 교훈을 복기해야 한다.
화려한 양해각서(MOU)라는 종이 위에만 머물다 현장의 굴뚝 연기로 이어지지 못한 채 사라져간 대형 프로젝트들의 역사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선도적 투자가 ‘확정된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거함인 ‘삼성’의 합류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사실 삼성과 새만금 사이에는 2011년 23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이 무산되었던 해묵은 상처가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새만금은 10여 년 전과 차원을 달리한다.
항만 2부두가 연내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철도와 공항이 연계되는 ‘트라이포트(Tri-Port)’ 인프라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현대차를 통해 제조와 물류의 최적지임이 입증된 지금, 새만금은 글로벌 기업들이 탐내는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했다.
삼성이 다시 새만금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자명하다.
첫째는 ‘에너지 주권’과 ESG 경영의 실현이다.
새만금은 최대 10GW까지 확대 가능한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친환경 거점이다.
RE100 달성이 기업의 생존 조건이 된 시대에 새만금의 풍력과 태양광은 삼성의 미래를 뒷받침할 최적의 자산이다.
둘째는 ‘산업 간 초격차 시너지’다.
현대차가 구축할 수소와 로봇 생태계에 삼성의 반도체,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ESS), AI 기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새만금은 세계 유일의 ‘첨단 융복합 산업 메카’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 공은 정부와 정치권으로 넘어왔다.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과감히 간소화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등 파격적인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특히 기업 임직원들이 전북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교육, 의료, 주거 등 정주 여건 조성에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지방 균형발전’ 철학이 실현될 가장 광활한 무대는 바로 새만금이다.
현대와 삼성이라는 두 돛이 새만금이라는 바다 위에서 함께 펼쳐질 때, 전북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
민·관·정이 하나 되어 새만금 ‘대항해 시대’의 문을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힘차게 점화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