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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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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특징
  • 부안군민신문
  • 승인 2020.07.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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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인간적이시라는 사실로부터 인간 그 자체, 인간의 얼굴을 지니고 있는 모든 존재, 능력과 가능성과 활동과 생산력을 오롯이 보존하고 있는 존재의 특징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인간의 특징에 관한 이러한 설명은 인간에 관한 낙관주의적 견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인간이 이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은 하나님이 그를 자신의 계약 파트너로 존중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결단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형체’가 되셨으며, 하나님은 친히 ‘인간의 아버지’가 되셨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토대 위에서 우리는 ‘모든 인간’을 바라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전제 아래에서 그를 다루어야 합니다.

매우 낯설고 비천하고 비참한 인간을 바라볼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이 사실을 더 공고히 다져야 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아직도 모르거나 더는 알지 못한다면, 그에게 이와 같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입니다.

하나님의 인간성에 대한 인식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동료 인간에 대해 이와 다른 입장을 결코 취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인간의 권리와 가치를 실제로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우리가 인간의 권리와 가치를 부인한다면, 우리 나름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형제로 삼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삼기를 포기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인간성으로 말미암아 인간에게 주어진 특징은 모든 것에 두루 미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적인 재능과 장점을 부여받았습니다. 이와 같은 선물, 그의 ‘인간다움’은 인간의 타락 때문에 소멸되지 않았으며, 그 선함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인간이 하나님과 사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선택된 것은 그가 자신의 인간다움 덕분에 그러한 특권을 획득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그러한 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남다른 육체를 지니게 되었으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가 되었고 곧장 결정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며, 이웃과 연대하고 이웃에게 책임을 느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이처럼 특별한 전체성을 지닌 존재로 생각하시고, 사랑하시며, 부르십니다. 인간은 이러한 존재로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자신의 특징을 이루고 있는 인간다움 곧 하나님의 선물을 조금이라도 의심하고 하찮게 평가하거나 심지어 망가뜨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이 결정하신 인간성의 ‘한계’ 안에서만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한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아니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 칼 바르트의 신학 묵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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