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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 사는 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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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 사는 부안
  • 신명수 편집국장
  • 승인 2020.08.12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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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풍부한 부안 이젠 '문화의 꽃' 피울 때
지역축제와 신석정 등 활용 문화산업 육성
재미와 감동 위한 사회적 토대를 마련해야
이매창 주인공 드라마 및 영화 제작도 필요
전문가 영입 및 민관협의체 구성도 고려를

데스크칼럼

 

신명수 편집국장
신명수 편집국장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가 열린 지 오래다.

콘텐츠와 플랫폼의 디지털 문화가 자리 잡기 이전에도 문화는 경제의 첨병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축제다.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축제는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지역문화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를 뛰어넘어 지역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함평 나비축제는 첫 개최 후 14년 동안 입장료 등 직접 수입이 약 350억 원, 농축산물 홍보 등 간접효과가 1530억 원에 이른다.

파주 콩 축제도 하루에 30억 원의 수익을 올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역경제학에서 축제가 총론이라면 역사적 인물과 천연기념물, 지역의 다양한 유무형 자산은 각론이라 할 수 있다.

부안은 어느 곳보다 자산이 풍부하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있고 조선조 여류 시인 이매창과 목가시인 신석정의 문향(文香)이 서려 있다.

실학의 태두인 반계 유형원과 청자 박물관이 공존하는 것도 다른 곳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줄포에는 지구의 허파인 습지와 부안이 낳은 국수(國手)조남철 선생을 떠오르게 하는 바둑공원이 있다.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줄포 습지와 바둑공원은 어떤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가치의 자산이 있더라도 거기에 대중의 관심을 이끄는 문화적 요소를 더하지 못하면 경제효과와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안의 대표 축제는 그동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축제 이름이 바뀌는 불연속성의 악순환을 끊지 못해 제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청자박물관과 석정문학관이 들어섰지만 이용률 제고(提高) 등 활성화를 담보할 수 있는 대안이 분명치 않아 보인다.

줄포 생태공원과 바둑공원의 연계성 역시 다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는 ‘재미’와 ‘감동’을 1차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점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여타 산업과 다르다. 그리고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문화는 ‘노는 것’이다.

정책은 이러한 재미와 감동, 노는 것에 편리와 편의의 사회적 인프라와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문화로 먹고사는 부안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문화디자이너 등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의 문화콘텐츠 개발은 역량을 갖춘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참여해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함께 지역주민이 참여해 협의체를 만들고 관이 적극적으로 뒷받침 한다면 부안 고유의 상생과 성공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아울러 대표적인 문화 컨텐츠 산업인 영화산업에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매창 주연에 유희경, 허균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는 역사드라마와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차별의 시대 평등한 세상을 꿈꾼 이매창은 척박한 시대 더불어 사는 공동체 가치를 부각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만일 흥행에 성공한다면 부안을 찾는 관광객이 더욱 늘어나는 제 2의 경제효과까지 수확할 수 있다.

화개어부안(花開於扶安)이라 했던가.

천민자본의 시대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내 고장 부안에서 피워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

굳이 경제효과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상상만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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